볼테르는 1778년에 드디어(!) 참으로 오랜만에 파리에 갔다. 그가 파리에 도착했다는 소문이 돌자 방문객의 행렬이 끊이지 않았다. 도착한지 1주도 되지 않아 프랭클린이 손자를 데리고 볼테르를 방문했다. 프랭클린이 볼테르에게 손자를 축복해달라고 부탁했다. 콩도르세, 트롱섕, 빌레트, 바녜르 등 많은 사람들의 증언에 따르면, 이 84세 노인은 프랭클린의 8살 난 손자의 머리에 손을 얹고 (능숙한) 영어로 "신과 자유"라고 축복했다. "아가, 신과 자유, 이 두 단어를 기억하거라." 훗날 콩도르세는 이것이야말로 프랭클린의 손자에게 어울리는 유일한 축복이었다고 회상했다. 그리고 얼마 후 과학 학술원에 들른 볼테르는 거기서 또 프랭클린과 마주치는데, 현장에 있었던 존 애덤스의 증언에 따르면 그곳의 과학자들이 볼테르와 프랭클린의 악수에 만족하지 않고 "프렌치 키스"를 할 때까지 광분 상태에 빠져있었다고 한다. 에피네 부인의 증언도 흥미롭다: 왕족이 나타나도 아무도 관심을 보이지 않는 가운데, 볼테르가 재채기를 하고 프랭클린이 "God bless you"라고 반응하면 사람들이 다시금 열광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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